소정전(邵廷銓)
강우(江右) 협강현(峽江縣)은 강가에 있는 고을인데, 강가에 주유(周瑜)의 사당이 있었다. 그 현판에는 ‘파구 고적(巴丘古跡)’이라 적혀 있었다. 사당 안에는 오래전부터 관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오랜 세월 먼지가 쌓인 채로 보존되어 왔다.
천태(天台) 출신 소고(邵焸)가 임강부(臨江府)의 경력(經歷, 관리직)을 맡고 있다가, 삼년 고과를 마치고 협강현의 현령으로 제수되었다. 부임한 지 두 달 만에 정사를 잘 본다며 평판이 매우 좋았다. 그의 막내아들 정전(廷銓)은 젊고 외모가 준수하며 마음이 담박하여 발이 가는 곳마다 경치를 즐겨 둘러보았다.
그는 성 밖의 산수를 사랑하여, 부친에게서 허락받아 주유 사당 서쪽에 기와집 몇 칸을 지었다. 대나무로 울타리를 엮었으며, 밭을 일구고 꽃을 심어 공부하는 장소로 삼았다. 그리고 고을 학교에 다니던 변생(邊生), 위생(魏生)과 막역한 사이가 되어, 틈만 나면 서로 왕래하며 아침저녁을 가리지 않고 드나들었다.
때마침 변생이 가을 과거에 급제하자, 정전이 축하하러 갔다. 술에 취한 채 돌아오다 보니, 해는 이미 저물고 있었다. 초가집 문밖에서 한 아가씨를 마주쳤는데, 자태가 요염하고 고혹적이었다. 몸매는 가늘면서도 풍만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의복은 평범한 소복이었으나, 매력이 넘쳤다.
정전은 그 여인을 보고 마음이 흔들려 급히 다가가 인사했다. 여인은 곁눈질로 힐끔 보며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정전이 문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내가 조용히 머무는 곳입니다.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날이 이렇게 어두워져 가니, 당신이 걱정돼서 그럽니다.”
그러자 여인이 낯빛을 바꾸며 말하였다.
“젊은 남자와 처녀는 그 발길이 엄연히 다른 법인데, 당신 같은 선비가 어찌 이리 말이 많은 겁니까! 만약 내 집안이 상중이 아니었다면, 힘들게 참지 않고 곧장 집안 어른께 일러서 다리를 분질러 놓았을 겁니다!”
말을 마치고는 성난 듯이 떠나갔다.
정전은 크게 부끄러워하며 초가집 안으로 들어가 앉더니 멍하니 있었다. 시동은 이미 깊은 잠에 빠졌다. 정전이 아득히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동안 멈췄다가 다시 들렸다.
정전은 놀라고 당황하여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가 대나무 울타리 밑으로 숨어 엿보았다. 어스름 속에서 마주쳤던 그 여인과 닮은 듯한 모습이 어른거렸고, 그는 저도 모르게 뜻밖의 기쁨에 마음이 설레었다. 곧 문을 열자, 여인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여인은 이내 문을 꼭 닫아달라고 부탁하며,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정전이 예를 갖추어 말하였다.
“당신이 나를 잊은 듯이 뿌리치고 가버렸기에, 나는 황학(黃鶴)이 날아간 듯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다시 옥 같은 발걸음을 돌려 이 누추한 집을 찾아주었습니까? 혹시 집안 어른들과 상의하여 나를 꾸짖으려는 것입니까?”
여인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제가 아무리 못 참는다 해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겠어요? 아까는 제가 좀 경솔했어요. 그저 장난삼아 해본 말이었어요.
원래는 성안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길이 너무 멀어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어요. 아까 저를 걱정해 주시고 염려해 주신 마음이 고마워서, 어쩔 수 없이 하룻밤만 묵고 싶었어요. 감히 여쭤보건대, 저를 받아줄 자리가 조금이라도 있을까요?”
정전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혹시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까 봐 뒤쫓아 찾아가려 했을 정도인데, 당신이 스스로 내려와 주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둘은 서로 사랑을 나누었다. 마치 아교와 옻처럼 떨어질 수 없을 정도로 정이 깊었다. 닭이 두 번 울 무렵, 여인은 옷을 여미고 일어나며 떠날 채비를 했다. 가기 전 정전에게 말했다.
“저는 원래 이 근처 마을 조(曹)씨 집안 딸이에요. 부모님은 멀리 귀양지인 검중(黔中)에서 벼슬하고 계시고, 저는 병 때문에 혼자 남게 되었어요. 집에는 사람이라고는 밥 짓는 유모 한 사람뿐인데, 귀도 어두워서 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요. 만약 당신께서 저를 마다하지 않으신다면, 오늘부터 저녁에 와서 아침에 가는 식으로 만나고 싶어요. 그러면서 천천히 오래도록 함께할 방법을 생각해 봤으면 해요.”
정전은 공손히 허락하였다. 그녀를 문밖까지 배웅하며 몇 번이고 약속을 당부하였고, 혹시라도 어길까 걱정했다. 여인은 굳게 맹세하고 떠났다. 그날 이후로 여인은 날마다 저녁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다.
정전은 이미 요사스러운 기운에 홀려, 몸과 마음이 평소와는 달라졌다. 벽생과 위생 두 친구는 이를 이상히 여겨, 몰래 시동에게 물었다. 시동이 말했다.
“먼저 묻지 않으셨어도, 마침 말씀드리려 하던 참이었습니다. 공자께서는 보름 전부터 음식도 줄고, 날로 야위고 계십니다. 글 읽는 일도 모두 그만두셨고, 해가 저물 무렵이면 문을 닫고 쉬는 척하시며 사람을 들이지 않으십니다. 주인 어르신께 몰래 아뢰려 했지만, 아직 성안으로 들어갈 틈이 없었습니다.”
벽생이 말했다.
“너는 그저 주의 깊게 살펴보아라. 조금이라도 이상한 것을 보면 곧장 와서 알려라. 이 일은 마땅히 비밀로 하고 누설해서는 안 된다!”
시동은 지시를 받들고는 그날 저녁 곧 나무 아래에서 일부러 코를 골며 자는 척했다. 이윽고 방 안에서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는 몰래 일어나 조용히 엿보았다. 정전이 침상 위에서 붉은 옷을 입은 해골을 끌어안은 채 등불 아래서 희롱하고 있었다. 해골도 정전을 끌어안으며 부끄러워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시동은 화들짝 놀라 목을 움츠리며 물러났다. 다음 날, 시동은 두 친구에게 그 일을 알렸다. 두 사람이 놀라며 말하였다.
“어찌 마른 뼈와 뒤엉켜 지내고도 화를 입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는 친구 사이의 도리에 관계된 일이니, 알고도 말리지 않는다면 의리가 아니다. 너는 잠시 말하지 말아라. 우리 둘이 스스로 처리하겠다.”
마침 같은 모임의 유생(劉生)이 광동(廣東)에서 돌아왔고, 변생과 위생는 정전에게 함께 모여 환영연을 열었다. 그런데 마침 자라 요리가 나왔다. 위생이 젓가락을 들어 자라 뼈를 잘근잘근 씹으며 자세히 살펴보더니 말했다.
“이상하군. 자라의 뼈는 날짐승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며, 다른 물고기들과도 달라. 고기와 껍질이 모두 갖춰져 있다지만,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군. 하물며 이런 하얀 뼈만 남은 것을 두고 무슨 미련을 가지겠는가?”
그러자 변생이 말했다.
“미련을 가지는 건, 그 아름다움 때문이지. 아름다움이 사라졌다면, 무엇에 미련을 두겠는가?”
이에 정전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 천 금짜리 명마의 뼈가 있다고 해서 어찌 명마가 있겠는가? 다만 그 명마의 뼈를 보면, 곧 명마를 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지.”
정전은 딱히 대꾸할 마음도 없이 한 말이었는데, 우연히도 그 말이 두 친구가 던진 화두와 딱 들어맞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더는 충고해도 소용없겠다고 여겼다.
이에 변생과 위생는 몰래 소고에게 알렸다. 소고가 깜짝 놀라 말했다.
“내 아이는 나이가 어리고, 기혈도 아직 안정되지 않았습니다. 교외는 인적 드물고 황량하니 오래 머물게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두 공자께서 속히 그 아이를 관가로 데려오십시오. 그래야 큰 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변생이 말했다.
“아드님을 재촉해 성안으로 들이는 건 좋은 방책입니다. 그러나 귀신이 과연 오늘 하루로 미련을 끊을까요? 필시 장차 마음껏 해코지하려 들 것이니, 그것만으로는 해를 영원히 끊지 못합니다. 차라리 하루 이틀쯤 더 미루고, 제가 위 형과 함께 몰래 그 해골을 추적하여 자취를 알아낸 뒤에 제거한다면, 공사 모두 이익되고, 한 번 수고로 영원한 해악을 끊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자 위생이 말했다.
“안 되네. 지금 공자의 위험은 머리카락 틈조차 없이 위태롭다네. 급히 구해줘야 하는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먼저 걱정하자는 건, 변 형의 생각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이에 변생이 웃으며 말했다.
“위 형은 마치 꿈에서 깼는데도 등불을 찾고, 어두운 게 무서워 잠도 못 자는 사람 같네. 공자가 요사한 기운에 홀린 지 벌써 보름이 되었는데도 아직 혼절하지 않았는데, 이 하룻밤을 못 버티겠는가?”
소고가 말했다.
“변 공자만이 큰 그림을 보셨군요. 이 일은 공자에게 모두 맡기겠습니다. 흰 말에 금 안장을 내어 드리고, 수하 열 사람을 붙이겠습니다. 모두 공자 명령에 따르게 하겠습니다. 위 공자께서는 여섯 사람을 거느리고 부장(副將) 역할을 맡아 뒷일을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변생이 기꺼이 일을 맡겠다고 했고, 하인에게 밥을 주고 말에 모이를 먹인 뒤, 해가 질 무렵 현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함께 숲 속에 숨어 엎드렸다.
사전에 시동과 약속하여, 귀신이 오면 곧바로 알려주도록 했다. 밤이 깊어 시동이 숨을 헐떡이며 와서 알렸다.
“왔습니다!”
변생은 이미 배치를 마치고, 사람들에게 각기 자리를 지키게 했다. 그는 동자와 함께 창가로 다가가 엿보았다.
그러자 정전(廷銓)이 귀신과 함께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변생은 돌아가 사람들을 이끌고 문밖에 엎드려 기다렸다.
닭이 울 무렵, 희미한 빛 속에 문이 살짝 열리고, 정전이 여인을 배웅하고는 곧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갔다. 변생은 몰래 여인을 뒤쫓았다.
여인은 당신으로 주유 사당으로 들어갔다. 변생이 돌아와 사람들에게 알렸다.
“귀신의 소굴은 분명히 저 사당 안입니다.”
그는 즉시 횃불을 들고 무기를 준비하라고 명했다. 사당 안은 텅 비어 아무것도 없었고, 단지 칠흑같이 검은 관 한 채가 아래쪽에 놓여 있었다. 뚜껑을 열고 보니, 관 뚜껑에 붙은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고(故) 곡강(曲江) 현승(縣丞) 조공(曹公)의 딸 추하(秋霞)의 관.” 이웃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말헸다.
“이 관은 20년 넘게 여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찾아가는 이도 없었기에 귀신이 된 줄은 몰랐습니다.”
변생은 사람을 보내 소고에게 급히 보고하게 했다. 소고가 친히 와서 관을 열어 확인해 보았다. 옷 색은 정전이 본 모습과 정확히 일치했다. 머리와 얼굴은 모두 백골이었으며, 유독 두 눈만은 반짝이며 변하지 않았다. 눈구덩이엔 서서히 새로운 살이 돋고 있었다. 베개 곁에는 백온으로 만든 자(尺)가 하나 있었는데, 정전이 아끼던 물건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소고가 놀라며 감탄했다.
“이렇게 기괴한데 어찌 요사스럽지 않겠습니까? 변 공자가 아니었다면, 내 아들은 죽어 귀신의 신랑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는 곧 장작을 쌓아 해골을 태우게 했다. 해가 중천에 이르러서야 불길이 모두 꺼졌고, 악취는 수 리 밖까지 퍼졌으며, 관 속 시신은 타들어 가며 쥐가 우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후로 괴이한 일은 자취를 감췄다. 정전은 억지로 관청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마음은 무척이나 슬프고 괴로웠다. 그러나 모든 내막을 다 들은 뒤에는 비로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고, 다시는 허튼 상상을 하지 못했다. 훗날 그는 과거에 급제했고, 벼슬이 군수(郡守)까지 올랐다. 변생 또한 여러 관직을 거쳐 방백(方伯)에 이르렀다.
난암(蘭岩)이 말한다.
해골을 껴안고도 미녀로 여기다니, 세상에 어찌 이런 사람이 없겠는가? 다만 그저 그 아름다움만 느끼고, 그 속의 흉악함은 알지 못했을 뿐이다. 아, 애벌레 같은 눈썹과 희고 고운 치아, 눈길 한 번 주고받는 사이에 모두 허무로 변했고, 허물어진 무덤과 황량한 들판에서 굳게 굳은 생각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하늘과 땅 사이에, 정에 빠진 사람은 과연 스스로 벗어날 수 있겠는가? 하룻밤의 환락이, 결국은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화를 빚었으니, 이 여인 또한 어리석었다고 하겠다!
원문
江右峽江縣,瀕江有周瑜廟。顏曰:「巴丘古跡。」廟中舊有厝棺,塵封已久。天台邵□為臨江府經歷,三年考績,授峽江令。在縣兩月,政聲大作,其少子廷銓,妙齡韶秀,性恬淡,所至則多流覽。愛郭外江山,白諸□,築瓦屋數椽於周郎廟西,編竹為牆,闢畦蒔花,為肄業之所。與邑庠邊、魏二生相莫逆,暇則相尋往來,不間晨夕。
會邊生秋闈獲雋,廷銓往賀之。殢酒而返,日已曛暮。柴門外遇一女郎,恣態妖嬈,纖穠合度,衣裳縞素,綽有餘妍。廷銓心為之蕩,趨而鞠之。女娭光眇視,羞澀不支。廷銓指門內曰:「此即僻居,可以少息。睘睘日暮,竊為卿危之。」女作色曰:「少男處女,蹤跡懸殊,何物書生強來饒舌!苟非縗絰在室,凡百隱忍,亟當白諸家人,股拆雞肋矣!」言訖,怫然而去。
廷銓大慚,入坐草堂,嗒若喪偶。館童已入黑甜,方冥想間,忽聞扣扉聲,止而複作。廷銓駭愕,躡下下階,潛從籬落下窺之。仿佛日暮間所值者,不覺喜出非望。即啟扉,女款款入,輒囑闔扉,相攜入室。廷銓揖之曰:「卿棄我如遺,以為去如黃鶴矣。何故卻回玉趾,重辱草堂,得勿與家人密計,問罪小生耶?」女嫣然曰:「兒縱忍人,何遽出此?適間唐突,聊以相戲耳。固將入城,途遠莫及矣。向荷關切,慮及孱弱,故萬不得已,欲托一宿。未稔果肯假一席地,度此一宵否?」廷銓大悅,曰:「萬一不至,尚欲追而訪之,況飛瓊自降耶!」遂相與綢繆,如膠投漆中,雞再鳴,乃攬衣而起,臨去謂廷銓曰:「兒故近村曹氏女也,父母遠宦黔中,兒因病獨留,家中更無人,止一乳媼執爨,聾且聵,不足約束兒。君苟不棄兒,請自今暮來朝去,當徐與君計長久。」廷銓敬諾。送之門外,叮嚀數四,唯恐爽約。女設誓而去。自是靡夕不至。
廷銓既被蠱惑,形神改常。邊、魏二友疑之,私詢館童,童曰:「即不見問,亦將告曰。公子半月以來,飲食消減,日近尪瘠。誦讀皆輟。日方晡,即閉門作休息計。每思密稟主人,未遑入城耳。」邊曰:「汝但留意偵之,稍有見聞,亟來見報。是宜秘密勿洩!」童受計,是夕即於樹下故作鼾睡,俄聞笑語聲間作於房內,潛起密覘之,則見廷銓於床上擁一紅衣骷髏,戲謔燈下。骷髏亦擁廷銓,忸怩作態。童大怖,縮頸而退。次日,告二生,二生驚曰:「詎有與枯骨纏綿而不置禍害者乎?誼系朋友,知而不諫,非義也。汝姑勿洩,吾等自有處置。」
適同社劉生,客粵還,邊、魏約廷銓為作軟腳局,羞鱉焉。魏下箸細咀其骨,而熟玩之,曰:「異哉!鱉骨非禽非獸,又不同他水族,具肉與裙,尚不美觀。況餘此白骨,奚足戀戀!」邊曰:「戀戀者,戀其美也,美去何戀?」廷銓曰:「不然。千金馬骨,駿安在乎?正以見駿骨如見駿馬耳。」廷銓無心酬答,機鋒恰與二生相對。相視默然,謂其不可諫。
乃密白邵令。令大驚,曰:「吾兒年少,氣血未定,郊坰荒僻,不可以久居,二兄速叱之歸署,庶絕大患!」邊曰:「促公子入城,計良得矣。第鬼即不克甘心於今日,必將肆志於將來,非所以除害久遠也。莫若稍緩旦夕,某當與魏兄密查出處,得其蹤跡而後除之,所謂公私皆利,一勞永逸之道也。」魏曰:「不可。公子此際利害,間不容發,不急為之救,乃又慮及未然,兄之計,無乃左矣。」邊笑曰:「兄所謂夢醒索燭,畏黑不睡者也。公子被惑半月,未致委頓,豈爭此一夕哉!」邵曰:「邊兄獨見其大,吾何憂哉!此事一以委兄,願假兄白馬金鞍,並乾辦十人,聽兄指揮。魏兄率六人為副,以善其後。 邊慨然自任,飯僕秣馬,日晡而往,共伏林間。預約館童,令其為偵,伺鬼至即報。漏既下,館童坌息來告曰:「至矣!」邊部署已定,各止其所,親偕館童至窗下,窺之,見廷銓與鬼方檢點就寢。邊卻回,招眾共伏門外,待至雞鳴,隱隱見柴扉輕啟,廷銓送一女子出,旋闔扉而入。邊潛尾女子,徑冉冉入周郎廟,邊還告眾人曰:「彼巢穴應在廟中矣。」即命燃炬持械而往,廟中空無所有,唯一黑漆棺,停廡下。發蒙視之,榜曰:「故曲江縣丞曹公之女秋霞之柩。」訪諸居人,僉曰:「厝此二十餘年矣。無有主者來取,實不知其作祟也。」邊使人馳報邵公,邵親至,開棺驗之,衣色正符所見,頭面餘白骨,獨二目炯炯不變,凹處漸生新肉。枕畔有白玉尺,方識為廷銓珍物。邵驚嘆曰:「若此殊異,哪得不妖。非邊兄,吾兒死為鬼婿矣!」亟令積薪焚之。日高始盡,臭達數里,尸啾唧有聲,自此怪絕。廷銓被促歸署,心殊悵悒,及備聞其故,始生懼焉。不敢複作癡想,後得第,官至郡守。邊亦歷仕至方伯焉。
蘭岩曰:
擁骷髏而為佳麗,世間寧少此人哉?但只覺其美而不知其惡耳。嗟乎!蛾眉皓齒,轉盼成空;斷隴荒郊,凝思莫釋。天壤間癡情人能自解哉?一夕歡娛,釀成粉骨碎身之禍,此女亦不智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