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방화(婁芳華)
누방화(婁芳華)는 보씨(輔氏) 출신으로, 스무 살이 되도록 혼인하지 않았다. 외삼촌인 양위(楊尉)를 따라 남전(藍田)에 갔다. 그 고을에는 동 효렴(董孝廉)이라는 자가 있었다. 망천(輞川) 출신으로 학문에 뛰어난 이였다. 양위는 누방화에게 그와 친하게 지내게 했다.
효렴의 집과는 거리가 꽤 멀었다. 중간에 오래된 절 하나가 있어 종종 하룻밤씩 묵고는 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외삼촌에게 돌아가 인사를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절은 점점 쇠락했고 중도 거의 사라져 눈이 먼 노승 한 명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누방화는 절에서 머물 때마다 서원 서쪽에 홀로 묵었지만, 말 상대할 사람이 없었다.
마침 여름이 한창이던 어느 날, 누방화는 다시 그 절을 지나게 되었다. 해가 저물 무렵이어서 무심히 앉아 있던 그는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절 문 앞을 산책했다. 그때 어디선가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왔다. 향기가 점점 짙어지더니 문득 한 아가씨가 시녀 하나를 데리고 산길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여인은 열예닐곱 정도 되어 보였고, 용모는 아름다워 눈이 부셨다. 누가 보아도 평범하지 않았다. 여인은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지나가면서 누방화를 여러 번 돌아보았다. 그의 눈치를 살피는 듯했다. 시녀 역시 비슷한 나이였는데, 눈동자가 밝고 치아가 가지런하여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마음은 흔들린 누방화는 지름길로 돌아 나가 앞길을 가로막고는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산은 깊고 날은 저무는데, 아가씨는 어디서 묵으시렵니까?”
여인은 뒷걸음질 치며 수줍어하며 황급히 손을 모아 예를 표했다. 그러나 시녀는 전혀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서서 대꾸했다.
“어디서 나타난 도련님이 감히 우리 아가씨에게 말을 붙이십니까? 우리 아가씨는 자부심 높은 가문 출신으로, 문벌은 왕공 귀족에 견줄 만큼 높고, 저택과 재산도 금장(金張) 집안 못지않습니다. 형제처럼 가까운 친척이라 해도 조금이라도 거리감이 있다면 말 한마디 쉽게 나눈 적이 없어요. 하물며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과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고 말을 주고받겠습니까? 도련님께서 이렇게 무례하게 다가오시다니, 설마 우리 어린 시녀 둘이 어려 보여 주먹도 못 쓰고 손톱도 못 세운다고 얕보신 겁니까? 고작 말로 겁주고 험한 소리로 겁주면 우리가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입술이나 깨물며 무서워할 줄 아셨나요?”
말을 마친 시녀는 입을 가리고 여인을 보며 웃었고, 여인도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지었다. 누방화는 그녀들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없음을 보고 일부러 난처한 듯 두 손을 모아 절하며 사과했다.
“제가 경솔하게 굴었습니다. 아가씨와 시녀분께서 함께 걷는 것을 보고, 해는 저물고 산속은 위험하니 혹여 이리나 호랑이라도 나올까 염려되어 말을 걸었습니다. 원하신다면 허름하긴 하나 제 방이라도 비어 있으니 하룻밤 쉬시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감히 지나친 바람이었지만, 아가씨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저로서는 큰 영광이지요. 혹 거절하신다 해도 시녀 분께서 완곡하게 말씀해 주시길 바랐는데, 어찌하여 거꾸로 나무라고 꾸짖으십니까? ‘사랑스러운 아이’는 원래 이런 식인가요?”
시녀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책만 파서 어설프게 똑똑한 척하며 능청을 부리니, 제가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가씨를 부추겨서 도련님과 말싸움이라도 시켜야겠어요!”
그리곤 여인과 속삭이며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인은 입을 가리며 웃으며 말했다.
“남녀는 물건을 주고받지도 말라 했거늘, 하룻밤을 함께 묵을 수야 있겠어요?”
누방화는 듣고 매우 기뻐하며 몸을 굽히고 말했다.
“비록 절간이 협소하나 잠을 청하기엔 넉넉합니다. 아니면 같은 자리에서라도 함께 쉬는 것도 괜찮지요.”
여인은 대꾸 없이 웃기만 했다. 그러자 시녀가 한 손으로 누방화의 소매를, 한 손으로 여인의 손목을 잡아끌며 둘 사이를 가깝게 붙이고 말했다.
“좋아요, 좋아! 천 리 떨어진 인연도 실처럼 이어진다더니, 오늘 도련님의 말은 신령들까지 다 들었을 거예요. 샘물 소리와 솔바람마저도 두 분의 만남을 위해 기꺼이 배경이 되었으니, 어서 가시지요. 이런 아름다운 인연을 헛되이 하면 안 되잖아요!”
그리고는 두 사람을 데리고 절 안으로 들어갔다.
누방화는 궁핍하여 미녀 앞에서 웃음거리가 될까 두려워했고, 자연스레 태도가 조심스러워졌다. 여인이 시녀에게 무언가 속삭이자, 시녀는 웃으며 말했다.
“주인께서 이리 갑작스럽게 불러놓고는, 뭘 그리 정성껏 손님 대접을 하려 하시나요?”
시녀는 누방화에게 절 앞에 긴 사다리를 놓게 했다. 그러고는 옷을 펄럭이며 올라가 처마 밑을 뒤져 참새를 여러 마리 잡았다. 소매 속에서 은으로 만든 작은 술주전자 하나를 꺼내더니, 다시 칠기로 만든 작은 상자도 꺼내 그 안에서 기름을 조금 떴는데, 색깔은 마치 연유 같았다. 그 기름으로 참새고기를 구워 주전자를 가득 채우고, 다시 푸른빛을 띠고 향이 강렬한 술 한 병을 꺼냈는데, 맛이 아주 진하고 그윽하였다.
누방화와 여인은 함께 식사했다. 음식이 향기롭고 맛이 뛰어났다. 그날 밤 둘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누방화는 지극한 즐거움에 거의 혼절할 정도였다. 이튿날 아침, 작별 인사를 나누며 재회를 약속했다. 여인이 말했다.
“이곳이 아무리 외지다 해도 사람 사는 세상과 완전히 떨어진 건 아니에요. 제 집은 여기서 서쪽으로 겨우 십여 리쯤 떨어진 곳에 있고, 초가 몇 칸이 있어 시끄러운 곳을 피해 지내기에 좋아요. 하얀 널문 바깥에는 오래된 살구나무 다섯 그루와 팥배나무 한 그루가 있으니, 기억해 두세요. 해 질 무렵 시녀를 보내 길을 안내하게 할 테니, 한 번 꼭 들러주세요.”
누방화는 흔쾌히 수락했고, 여인은 시녀와 함께 문을 나섰다. 누방화는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다가 망천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절 문을 들락거리며 그녀들을 기다릴 뿐이었다.
저녁 무렵, 마침내 시녀가 나타났다. 시녀가 누방화를 보자마자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이 나무 아래 서 계시니 마치 신선이 따로 없네요. 아가씨께서 오늘 하루 종일 도련님을 떠올리며 몇십 번이나 저를 재촉해 보냈어요.”
누방화는 그녀를 보고 기뻐 날뛸 듯했고, “아가씨는 어디 계십니까?” 하고 물었다. 시녀는 “그냥 제 뒤만 따라오세요, 묻지 마시고요.”라고 말했다. 둘은 함께 시냇물을 건너고 골짜기를 따라 걸었다. 길이 험하고 바위가 미끄러웠다. 험하고 가파른 산길을 숱하게 지나며 걷는 동안, 누 팡화는 신발과 버선이 다 닳아버리고 지쳐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었지만, 시녀는 시냇물을 밟고 바위를 딛고 날듯이 걸었다. 그렇게 십여 리쯤을 더 걸어가자, 산골짜기 깊은 곳에 있는 참나무숲에 이르렀다. 그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바람 소리가 짐승의 울음처럼 들려왔다. 그저 짙은 나뭇그늘이 소매를 스치는 듯했고, 허공에 감도는 푸른 기운이 피부를 시원하게 어루만졌다. 그러다 점차 어디선가 이국적인 향기가 코끝을 강하게 자극해 왔다.
굽이굽이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침내 아름다운 별장이 나타났다. 꽃나무가 울창하고 샘물과 바위가 어우러져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시녀가 말했다.
“다 왔습니다. 도련님은 손님이 아니니 이제 편히 들어가셔도 됩니다.”
누방화가 들어서니, 여인이 난간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하였다. 시녀가 상을 차려 식사를 준비하니, 온갖 산속 진미가 가득 늘어섰고, 그중에서도 참새고기를 가장 귀한 요리로 내놓았다. 이는 여인이 특히 그것을 즐긴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방 안의 물건 배치는 보통 세상 것과는 전혀 달랐다. 여인은 고풍스럽게 꾸미길 좋아했다. 시녀 한 명 외에도 어린 여자아이 예닐곱 명이 있었으며, 모두 키가 곱고 단아하였다. 여인은 하인들에게 매우 엄했으나, 그 시녀에게만은 너그러웠다. 이름을 직접 부르며 “수향(收香)”이라 부르곤 했다.
여덟 명 중에 수향이 가장 총명하고 재치 있었으며, 일곱 시녀 중 으뜸이었다. 또 일흔 살 정도 된 노파 하나가 있었는데, 주방일을 전담했다. 그녀는 힐끔거리며 누방화를 훔쳐보다가 돌아서 웃으며 다른 시녀들에게 말했다.
“저 가난한 총각 말이냐, 내가 백년도 더 전에 약방에서 총애받던 놈팡이들과 똑 닮았구먼. 우리 아가씨야 세상 물정 모른다지만, 단 한 번의 잠자리를 감미로운 술맛처럼 여기는 걸 보니, 오래 갈 인연은 못 될까 봐 걱정되는구먼.”
누방화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워했다. 수향이 대신 나서 두둔하며 말했다.
“그분이 우리 아가씨께 스스로 호감을 보여 다가온 건데, 할멈이 괜히 탓할 일은 아니죠. 백년도 넘은 지난 일을 왜 들먹이며 끼어들어요? 남 귀에 듣기 거북한 말, 그만 좀 하세요. 게다가 지금 할멈 일이란 건 밥상 차리는 것 말고는 바느질이나 꿰매는 것뿐인데, 왜 엉뚱한 데까지 간섭하시는 거예요? 도련님이 여기 머무는 것도 할멈에게 이득 되는 일이잖아요. 밥그릇에 남은 국물 한 방울, 접시에 남은 고기 조각 하나라도 누가 할멈과 다툰 적 있어요? 숟가락 하나, 젓가락 하나라도 할멈 걸 뺏은 적 있나요?”
일곱 시녀가 웃으며 둘을 말리자 누방화와 여인도 손뼉을 치며 웃었다. 노파는 부끄러워하며 물러갔다.
한 달가량 머문 뒤, 누방화는 외삼촌에게 인사드리러 가려 했다. 여인이 만류하자 수향은 퉁명스럽게 그의 등을 두 손으로 밀며 말했다.
“도련님 마음이 이미 떠났는데, 억지로 여기에 붙잡아 두어봤자 무슨 기쁨이 있겠어요? 어서 가세요. 미적대지 마시고요.”
누방화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대문이 이미 닫혀버렸다. 그는 침울한 마음으로 길을 찾아 돌아왔다. 절에 막 도착하자, 이미 외삼촌이 하인 여러 명을 데리고 다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외삼촌은 누방화를 보자마자 소리쳤다.
“혼자서 어디를 간 것이냐!”
누방화는 어쩔 수 없이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하며, 외삼촌이 매파를 불러 혼담을 넣어주길 바랐다. 그러나 외삼촌은 놀라며 말했다.
“깊은 산속에야 무슨 일이든 있을 수 있지. 네가 겪은 걸 보니 분명 요괴나 귀신 짓이로구나.”
그는 곧바로 향리의 용감한 사내 수십 명을 불러 모아 누방화에게 길을 안내하게 했다. 참나무숲에 이르렀지만, 누방화는 머뭇거릴 뿐이었다. 외삼촌은 화가 나서 말채찍으로 때렸지만, 누방화는 끝내 길을 잃었다고 핑계를 대며 기억해내지 못했다. 외삼촌은 어찌할 바를 몰라 “그러면 이를 어쩌나?”하고 말하며 돌아가려 했다. 그때 갑자기 숲속에서 진한 향기가 풍겨 왔다. 모두가 이상히 여겨 향을 따라 숲 안쪽으로 다시 들어갔다. 향기를 따라가자 어느 동굴에 이르렀다. 덩굴식물이 바위를 휘감고 있었고, 천년 고목들이 가득했다. 동굴 어귀에 이르자 향기가 더욱 짙어졌다. 외삼촌이 말했다.
“이곳이 분명 요물의 소굴이다. 함부로 들어가선 안 된다. 연기를 불어넣어라.”
곧 마른 나뭇가지와 썩은 풀을 모아 불을 지폈다. 연기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자 바람을 타고 흡입되며 쉭쉭 소리를 냈다. 이윽고 짐승들이 뛰쳐나왔다. 향리 사내들이 쇠스랑으로 내려쳐 모두 바위 아래에서 때려잡았다. 잠깐 사이에 사향노루 두 마리, 여우 일곱 마리, 회색 늑대 한 마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짐승들을 당나귀에 싣고 고을로 돌아와 고기를 나눠 먹고 가죽을 벗겼다. 누방화는 분한 나머지 식음을 전폐하더니 한 달 뒤 병이 나서 일어나지 못했다.
한재(閒齋)가 말한다.
사향노루가 사냥꾼에게 쫓기는 것은 배꼽에서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코끼리에게는 엄니가 있고, 코뿔소에게는 뿔이 있으며, 할(鶡)은 꼬리를, 매는 깃털을, 납줄개는 껍질을, ○는 기름을, ○는 갑옷을, 털매미는 구슬을, 담비는 털을, 비단뱀은 쓸개를 갖고 있다. 이 모두가 사향노루와 같은 종류이다. 저들은 이를 ‘하늘이 내린 특별함’이라 여기지만, 사실은 ‘하늘이 내린 해악’인 줄 모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자는 미모 때문에, 선비는 재능 때문에 화를 입는다.
난암(蘭岩)이 말한다.
사향노루는 두 마리는 사랑 때문에 죽고, 향기 때문에 파멸했다. 만약 한순간의 욕망만 스스로 다스릴 수 있었다면, 그 깊은 산속 동굴을 누가 감히 침범했겠는가? 아, 참으로 그러하다! 욕정이 한 번 일면 그 순간이 바로 죽음의 문턱이요, 향기가 풍기는 그곳이 곧 파멸의 징조이니라. 애석하도다!
원문
1 婁芳華籍輔氏,二十未婚。從其舅氏楊尉於藍田。邑有董孝廉者,輞川人,富於學,楊使婁從之游。往返頗遐,中途有古剎,至則信宿焉。率一月一歸省舅。居無何,緇衣寥落,一老僧僅存,目且雙瞽。婁至,惟獨宿西院,無可與談。
2 值仲夏,複經其處,日將暮,枯坐無聊賴,散步寺門前,覺有異香。有頃香漸濃,倏見一女郎,從一婢,遵山徑自東而西。年十六七,姿容美麗,目所未睹,掩袂而過,數回首盼婁,若甚注意者。婢年亦相等,明眸皓齒,頗嫵媚。婁心蕩,繞出捷徑,要遮而揖之曰:「山深日暮,小娘欲安之乎?」女卻步羞澀,倉皇襝衽。婢極坦率,直前以身蔽女,而應答曰:「何處小郎,強來與人家閨秀語!我家小娘子出身矜貴,門楣王榭,甲第金張,雖至親如弟兄,稍涉疏遠者,未嘗輕交一言,況於葭莩,更何論行路!郎君冒昧乃爾,其欺我雙鬟雛稚,不能握拳透爪,徒為嚼齒穿齦耶?」言訖掩口,視女而笑。女亦粲然。婁察其色不慍,乃偽為局蹐,再拜而謝曰:「小子無狀,見子從小娘,日暮偶行,未免有情慮及豺虎。意者蝸居伊邇,草榻空懸,私願孔奢,欲留一宿。小子萬幸,得濫廁居停。小娘或不肯,猶望子善為緩頰,胡為翻來誚讓?所謂可兒者,固若是耶?」婢格格笑曰:「書癡愚而詐,幾令兒無以應,當慫恿小娘子,與汝角口矣!」於是耳語女子者久之。女掩口笑曰:「男女不親受授,可同宿乎?」婁聞之喜,鞠躬而前曰:「蘭若雖隘,足以偃息,否則同榻亦權宜之道也。」女不言而笑。婢因一手把婁袖,一手攬女腕,搴之使相就,曰:「好,好!千里姻緣似線牽也。今日郎有言,操蛇之神,無不聞之;泉水松風,悉為羔雁。行矣!無辜負普救佳會也!」乃與婁同掖女子入寺。
3 婁以寒儉,恐貽笑麗人,頗形惶遽。女子笑語婢,婢笑曰:「主人倉猝如此,何苦諄諄款客耶?」因命婁於佛殿前,設長梯,婢旖旎而升,巡簷探取雀騦數十枚。袖中出銀銚一具,複出一漆盒子,取油少許,色如酥,炙騦盈銚,又出酒一樽,色碧而香烈,味極醇。婁與女對食,香美無區。是夕同寢,婁幾死於溫柔鄉。詰朝握別,共訂後期。女曰:「此間雖僻,猶結廬在人境也。兒家去值西僅十餘里,有屋數椽,可以避囂。白板扉外,有古杏五株,甘棠一樹,可志。暮當遣侍兒來導,郎君一見過。」婁諾之,女與婢出門而去。婁悵望良久,遂不複之輞川。出入寺門,引領以待。
4 抵暮,婢始至,見婁輒笑曰:「郎君玉立林下,縹若神仙,無怪娘子殷殷注念半日,數十次促奴來也。」婁見之,驚喜欲狂,問小娘所在。婢曰:「但踵奴行,無多問。」乃相與越澗循壑,迍躓於峻贈犖確間。歷數嶔崎,婁履襪盡穿,不堪其憊,而婢子踐流躡石,其行如飛。約十餘里,於山谷中入一橡林。時日已西沒,風聲如吼,但覺濃蔭染袂,空翠爽肌,漸覺異香撲鼻。
5 宛轉間,抵一精舍,花木繁盛,泉石清幽。婢曰:「至矣。郎君非倉猝客,可即入也。」婁入,見女倚欄待,相見歡然。婢治具作供,羅列山珍,而以雀騦為上品,意女羊棗之嗜也。房中位置,悉與世異。女喜作古妝。小婢外,更有垂髫女六七人,盡苗條婉媚。女馭下極嚴,諸婢無不仰其眉睫。而侍前婢獨寬,常呼其名曰:「收香。」八人中,收香慧黠尤甚。又有老婢,年約七旬,獨司庖□,亦來窺婁,轉身即笑謂諸婢曰:「阿堵貧兒,乃老身百十年前藥寵中物耳。娘子少見多怪,輒一交若醴,竊恐非耐久交也!」婁聞之,頗恚赧。收香為之禦侮曰:「彼自惠好,無尤於汝,可干涉百十年前事!污人耳久矣!奈何複舉以告人,肴善之外,縫紉補綴為汝事,其他不必干預!且郎君處此,於汝亦大有波潤,獨不念碗中餘沈,柈中剩胾,又誰曾與汝爭一匕一箸耶!」七婢笑以和之。婁與女亦各拊掌。老婢慚而去。
6 居月餘,婁欲歸省其舅,女難之,收香悻悻,以兩手撫婁背,推之出門,曰:「郎君心堅確,即強留在此,亦寡歡情,請速去,勿稍淹也!」婁未及應,而雙扉已合,乃悒悒覓路而返。甫至僧舍,已遇其舅,率數僕搶攘而至。見婁大嘩曰:「汝一人何之耶?」婁不得已,以實告,冀舅喚冰人為娶女也。而舅大驚曰:「深山之中,何所不有,據所遭必妖魅也。」亟糾合鄉勇數十人,促婁導入谷中,至橡林,婁頗俄延。舅怒,以馬棰撾之,婁終托言迷失,不複能記憶。舅束手曰:「然則奈何?」方欲謀歸去,忽林間有異香襲人,眾異之,複返入林,循香氣至一山洞,藤蘿附石,喬木千章。洞口香氣倍濃。舅曰:「此必妖物窟宅。未可擅入,以火薰之可也。」於是代枯積朽,爝火燒之。煙入洞中,為風所吸,聲艻艻然,俄有獸突出,鄉勇以鋤奮擊,盡斃岩下。一食頃,得香獐二頭,狐七頭,蒼狼一頭,以驢載歸縣中,食肉寢皮。婁由是痛恨,眠食俱廢。一月後,病遂不起。
7 閒齋曰:
8 「麝之見獵,以臍之有香也。象有齒,犀有角,鶡有尾,雕有翎,鮍有皮,□有膏,□有甲,螰有珠,貂有毛,蚺有膽,皆麝類也。彼方自以為天之篤之,而不知天之毒之也。惟人亦然,女有色,士有才。
9 蘭岩曰:
10 二獐以情死,以香敗。倘能自守一時之欲,則古洞幽深,誰複得而擾之哉?甚矣!情欲一動即死機也,香氣所聞即敗兆也。惜哉!